요즘 ‘시간이 참 빠르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분명히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이것저것 하느라 바쁜 사이에 2월이 끝나고 3월이 찾아왔다.

3월, 곧 내 스물일곱 번째 생일을 맞이할 거란 뜻이다.

스물일곱은 스물 중반을 지났지만 스물여덟보다 서른과 한살이라도 멀어서 이상하게 뭔가 안정된 것 같으면서도 불안한, 이리저리 끼지 못하는 묘한 숫자다. 또, 꼭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도 되는, 내가 오직 나로서 살아도 되는,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인 한 해 말이다.

성인이 된 이후로 사회가 정해준 나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그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여자라서 그런 것 같다. 곧 서른이니 얼른 시집가라, 아이도 낳아야 되는 거 아니냐, 곧 서른인데 어떻게 안정적인 직장을 아직도 못 가졌냐? 주변 사람들이 직접 말을 안 해도 이상하게, 자꾸 이 말들이 들린다. 마치 공기에 배어 있기라도 한듯 밖에 나가기만 하면 자꾸 머리 속에 유령처럼 하얗게 맴돈다.

과거의 나는, 지금 내 모습이 예상되었던가? 또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여기까지 달려왔던가?

멋진 커리어를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당당하게 하며 사는 사람이 될 거라고 믿었었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괜히 내 자신한테 미안하다. 어렸을 적의 내가 기대한 만큼 성장하지 못해서.

작년에 번역해 봤던 모불이의 ‘바다로’ 에서 나온 가사가 생각난다.

꿈은 삶으로 답해 줄 거고
삶은 미래의 우리 모습으로 대답해 줄 거야

미래의 내 모습은 어떤 것인가?

먼 훗날에 내가 웃게 되면 누가 말해 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방황하고 힘든 적이 있었다고, 잊지 말라고. 어쩌면 그러려고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지도.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자
용솟음치는 파도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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