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언니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나보다 두 살 나이가 많고, 엄마를 닮아서 웃을 때마다 눈이 반달 모양이 되는 언니. 같이 등하교하고 학교가 끝난 후에 집에 와서 같이 간단한 점심을 해 먹는 언니.
나보다 조금 키가 더 커서 비오는 날에 항상 우산을 들어 주는 언니. 천천히 가자고 하며 발걸음을 늦춰 주는 언니. 한쪽 어깨를 다 적시고도 아무 말 없이,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며 길에 오가는 차들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언니.
내가 화를 낸 후에 언제나 먼저 나에게 다가오는 언니. ‘괜찮아’라며 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는 언니.
들킬까 봐 항상 목소리를 죽여 우는 언니.
문을 가볍게 두드리면 바로 억지웃음을 지으며 열어 주는 언니.
늘 모두가 잠든 후에 자는 언니.
너무 어린 나이에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