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떠난 사람들

요즘 나를 떠난 사람들이 종종 생각난다. 어느 순간 내 인생에서 조용히 사라진 사람들. 한때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다 여겼던 인연들인데 이제 아득한 기억으로만 남아 그 부재를 거의 알아챌 수도 없고, 한동안 친하게 지냈다는 사실도 잊혀졌다. 이들과의 이별은 어느 정도의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아픔도 없었고 남겨진 것도 없었다. 마치 생명이 흙이 되어 땅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삶은 계속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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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어를 배워야만 하는 이유

“한국말을 왜 공부하는 거야?” 요 몇 년 간 한국말을 배우면서 많이 받아 본 질문이다. 답은 사실 나도 모른다. 재미로 시작한 것만큼은 알지만 무엇을 위해 이 길을 쭉 걸어왔는지는 모르겠다. 한국 문화나 케이팝 음악을 좋아해서 공부하는 사람들과 달리 명확한 이유가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대로 대답해 왔다. 재미있어서 공부한다고. 그럴 때 늘 돌아오는 대답은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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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번역을 왜 하는가

최근 들어 많이 고민해 본 질문이다. 얼마 전에 내가 아는 작가분의 단편 소설을 영어로 번역해 봤다. 함축적인 표현과 중국어로도 조금 껄끄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어구가 많이 들어간 데다 문화적으로 잘 옮겨지지 않는 개념도 많아 도저히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번역자로서 내가 얼마만큼 작품에 개입할 수 있는지, 또는 가독성을 위해 글을 다듬는답시고 작가의 개성과 정서를 내 맘대로 바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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